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이자 의장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78세의 나이에도 열정이 넘쳐 흐른다. 최근 실시된 기업 설명회에서 엘리슨은 회사의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래리슨이 이처럼 동기부여된 데에는 그럴만한 사유가 있다. 포비스에 따르면 한 해, 오라클 주식 가격 급등 영향으로 래리슨 의장의 자산규모가 $150bn 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래리슨 의장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세계에서 3번째로 부자가 되었다.
오라클은 미국 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공룡으로 비유될 만하다. 1977년 데이터 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설립된 오라클은 금융과 매출 및 공급망관리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나, 클라우드 비지니스의 후발주자인 오라클은 최근 핵심 서비스 부문에서 아마존, 구글, 그리고 마이크로스프트의 공격적 사업 확대로 인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부문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43% 수준에서 2022년 19% 수준까지 하락했다.
현재 오라클의 비지니스는 변곡점을 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오라클은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자본적 투자 (CAPEX) 비중은 2년 전 5% 수준에서 최근 12개월 17% ($8.7bn)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헬스케어 클라우드 비즈니스 기업인 Cerner를 $28bn에 인수했다. 이러한 통 큰 배팅은 오라클 클라우드 비즈니스 매출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졌다. 최근 분기 실적 기준, 오라클의 클라우드 매출의 전년동기 성장률은 33% 성장했으며, Cerner의 매출을 포함하면 55%가량 성장했다. 오라클의 성장 속도는 경쟁사인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오라클은 또한 중국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의 클라우드 계약권을 따내면서, 경쟁사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러한 오라클의 행보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오라클 주가의 지난 12개월의 상승률은 73%에 달해 나스닥의 상승률을 크게 상회한다.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330bn 수준으로 미국 소프트웨어 테크 기업들 중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에 이은 4위에 랭크되어 있다.
엘리슨 의장은 이제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가장 핫한 테마인 ChatGPT류의 생성형 AI 테마에 탑승하려 한다. 올해 3월 오라클은 DGX 클라우드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첫 클라우드 기업이 되었다. DGX 클라우드는 엔비디아가 디자인한 슈퍼컴퓨터로 AI모델을 훈련하는데 사용된다.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엘리슨 의장은 오라클이 최근 인수한 AI스타트업 Cohere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발표했다. 래리슨 의장은 고객들이 자체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특화된 생성형 AI 모델을 직접 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밝혔다. 또한, 오라클은 제공 중인 다양한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우려사항이 있다. 과거 5년 간, 오라클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총 $100bn을 주주환원에 사용해 전체 발행주식 수를 1/3 수준으로 축소시켰다. 오라클의 최대주주인 엘리슨은 자사주 매입의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으며, 동일 기간 엘리슨의 주식 보유 비중은 28%에서 42%로 급증했다. 자사주 매입을 조달하기 위해 오라클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게 됐다. 오라클의 Net Debt/EBITDA 비율은 현재 4x를 상회하고 있는데 보통 3x가 넘으면 부채비율이 높아 위험한 것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오라클의 부채 금액은 기업 전체의 장부 가치를 상회해, 재무제표 상, 자본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상당히 위험한 수준의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현재 오라클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있다. 기업이 기존에 발행한 부채의 이자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재 오라클 채권의 평균시장 조달금리는 5.7% 수준이지만, 발행 채권의 평균 쿠폰 금리는 3.8% 수준이다. 또한, 향후 3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전체 보유 규모의 1/5 수준이다. 최근 분기 실적발표에서 오라클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축소하고 부채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희망적은 부분은 최근 2년 간의 막대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져 부채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만일, 오라클이 부채를 정상적으로 갚아나갈 수 있다면, 엘리슨 의장의 세계부자순위는 계속해서 상승을 이어나갈 것이다. 어찌되었건, 오라클이 갑자기 '멸종'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The Economist (Oracle is making Larry Ellison the world’s third-riches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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