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프렌시스는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 트라우마를 겪은 이후 발달한 습관으로 보이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혼잣말을 한다. 한 때 뉴욕에서 호화로운 삶을 살았지만, 파산한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복동생 집에 얹혀살고 있다. 무일푼이지만, 여전히 입고 있는 옷은 샤넬이고, 백은 루이뷔통, 헤르메스다. 물론 동생 집에 올 때는 습관처럼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왔고, 택시 기사에 팁은 두둑이 줬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팁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게 본인 철칙이다.
재스민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결혼해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지만, 만약 대학을 졸업했다면 인류학자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40대 중반의 나이, 경력무, 그렇지만 웨이트리스나 캐쉬어 같은 일은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자신의 현 처지를 은근 조롱하는 동생 친구들에 허세를 부리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말했다.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부터 공부하면 좋겠지만, 수중에 돈이 없다. 또, 디자인일을 하려면 컴퓨터를 배워야 하는데, 컴퓨터도 전혀 다뤄본 적이 없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동생 친구의 제안에 따라 낮에는 동네 치과에서 캐쉬어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컴퓨터를 배우기로 한다.
재스민은 동생 진저의 남자 보는 눈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재스민은 진저가 현 남자친구 칠리보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저는 이혼한 싱글맘인데, 남자 친구는 정비공이다. 진저는 슈퍼마켓 캐쉬어로 일하면서 초등학생 남자아이 2명을 키우고 있다. 진저가 이혼한 이유는 재스민이 파산한 이유와 같다. 진저의 전 남편은 복권 당첨금 2억 원을 본인 사업에 투자하고자 했으나, 잘 나가는 사업가인 할에게 투자하라는 재스민의 조언을 들어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고, 이는 평범했던 이들 부부의 다툼의 계기가 됐다. 재스민의 전 남편 할의 모태는 2009년 폰지사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버나드 메이도프이다. 메이도프는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2021년 4월 감옥에서 사망했는데, 극 중 할은 감옥에서 목을 메달아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재스민 또한 메이도프의 아내 루스 메이도프가 모태인데, 우디 앨런 감독의 상상력이 가미돼 탄생한 캐릭터이다.
재스민은 다니던 치과를 그만둔다. 치과의사가 저녁을 함께 하자느니, 맘에 든다드니라며 치근덕 거리며 결국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학교에서 만난 친구에게 '본인의 격에 맞는 남자를'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한다. 잠시 생각하던 반 친구는 재스민을 파티에 초대한다. 재스민은 동생 진저에게 함께 파티에 가자고 설득한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라는 재스민의 설득에 넘어가 진저는 파티에 참가하고, 여기서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그 남자는 유부남이었고, 진저는 원래 남자 친구 칠에게 돌아간다. 재스민도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 유망한 정치인 드와이트, 재스민의 화려함과 거짓말에 넘어가 결혼을 약속하지만, 거짓말은 곧 탄로 나고 재스민을 떠난다. 혼자 남게 되는 재스민은 혼잣말을 계속한다.
우디 앨런의 2013년 작으로, 관객들과 평론단에 후한 점수를 받은 작품이다. 상업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저예산이 투입됐는데, 의상 예산이 단 3.5만불이어서, 코디가 샤넬, 루이뷔통, 헤르메스 등 극 중 케이트 블란쳇 (제스민 역)이 입고 나오는 옷을 렌털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컨택해 빌려올 수 있었다는데, 이러한 의상들은 극 중 제스민의 캐릭터와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왓챠를 통해 봤는데, 화려함 속 빈곤, 앨런 감독의 유머, 배우들의 연기력 등에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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