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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타이밍

리플레이션(Reflation) 트레이드 양상이 뚜렷한 최근 미국 증시

by 내일은주식왕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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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최근 채권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 한때 0.3%까지 (종가 : 0.5%) 하락했던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어느새 1.58%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세의 원인을 시장에서는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다.

 

  •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대. 전년 동기 기저효과, 연준의 양적완화, 백신보급에 따른 경기 정상화 기대감, 그리고 정부의 경기부양책 확대로 2021년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Bloomberg Survey 수치는 전월 기준 4.9%에서 5.5%로 상승했다. 미국의 5.5%의 연간 경제 성장은 1984년 이후 최대치이다.
  • 재정부양 확대에 따른 미국 국채 발행 물량 부담. 2019년 기준 108% 수준이었던 미국의 GDP 대비 부채 규모는 2020년말 기준 129%로 추정되며, 올해 말에는 13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례 없는 대규모 장기 국채 물량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뒷받침됐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전 세계 투자등급 채권 중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비중은 30%에 육박했기에, 미국 국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는 견조했다. 이후 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흐름 자체는 점진적이었고 부담스러워할 만한 상승세는 아니었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매매동향이 순매도로 전환됐다. 또한, 올해 1월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서 2석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며 블루웨이브가 실현되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졌고, 이러한 우려가 금리에도 반영되고 있다.
  • 시장 물가기대 상승세. 미국의 기대물가 상승률 (BEI 5년)이 2.5%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대물가는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채(TIPS)의 차이로 물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을 나타낸다. 전통적인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 수준이기 때문에, 기대물가가 2%를 상회하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낮추려고 하지 않을까란 불안감이 생긴다. 연준 의장이 2023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액션이 없는 연준의 대응에 시장은 불안해하고 있다. 연준의 주장은 이렇다.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의 결과이고, 물가상승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코로나 이후 크게 훼손되어 완전고용에 이르기까지는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물가와 금리 상승세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구체적인 금융 시장의 불안정세가 목격하기 전까지 현재의 금융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시장에서는 장기 국채 직접 매입이나 YCC 같은 비전통적인 방법들로 장기금리 상승세와 시장물가 기대를 억지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미국 장기금리는 (UST 10Y) 1.58%로 마감하며 저점대비 100bp 이상 상승 중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래는 Finviz에서 가져온 연초부터 3/5일까지의 미국 S&P 500 종목들의 성과이다.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은 테슬라이다. 연초 대비 -15% 가량 하락했다. 주식의 적정주가 산출에 사용되는 할인율(Discount Rate)은 벤치마크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현재의 현금흐름보다 미래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고성장주의 성과가 부진했다. 또한, 애플처럼 지난해 너무 과도하게 올랐다고 평가되는 종목들의 주가 조정도 있었다. 애플의 주가는 올해 -8.5%가량 하락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으로 테슬라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일 종목은 아니다. 워렌버핏의 버크셔가 작년말 애플에 대한 포지션을 일부 정리했다고 공시하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기술주에 대한 가격 부담이 높아지면서, 손익 실현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애플 대비 주가 성과가 저조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올해 선방했으며,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고, 높은 현금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오라클이 기술주 중에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금융, 전통 에너지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미국 주식 시장 (출처 : Finviz, 3/5 종가 기준 YTD 성과)

위 테이블에서 눈에 띄는 업종들은 금융과 에너지이다. 미국 대형 은행주들 중엔 리테일 비중이 높은 웰스파고가 24% 상승하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Bank of America와 JP Morgan의 성과도 20% 가량 기록하며,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 기대감의 수혜를 입었다. 다만, 가파른 금리 상승은 대출 채권의 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근 연준에서 IOER (초과 지준)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가파른 상승 지속 시에는 은행 주가의 상승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형 에너지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엑손모빌로 연초 대비 약 48% 상승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 기존 전망과 달리, 유가는 $60 달러를 돌파했고, E&P 종목들과 종합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1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화학 등 소재 업종들도 상승 사이클로 진입하며 성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정책 수혜감에 작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던 태양광과 친환경 유틸리티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필수 소비재 업종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P&G 등 코로나 시국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종목들의 올해 성과가 부진한 반면 담배 업종의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4% 상승했고, 알트리아 또한 1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모두 작년 한해 부진했던 업종들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PER)이 낮고, 현금흐름이 뛰어난 종목들로 종목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장기금리와 물가 상승을 당분간 용인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시장이 무질서한 흐름을 보인다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가장 위태로워 보이는 것은 미국의 크레딧 시장이다. 아니,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크레딧이 왜 걱정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역사적 최저점에서 크게 멀지 않은 지점에 있다. 그 말인즉슨, 추가로 축소될 (가격이 개선될) 여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크레딧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단은 크게 열려있고, 사실 누구도 미국 장기물이 언제까지 상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더욱이, 안전성을 중시하는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국채 금리 상승은 큰 리스크 요인이다.

 

크레딧 채권의 가격이 계속해서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투자자들은 자금 집행을 미룰 것이고, 손익을 확정 지으려는 매물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출현할 수도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인해 기업들은 부채 롤오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자부담 상승은 코로나의 피해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의 부도 위험을 상승시킬 수 있다. 기업의 연쇄 부도에 따른 파급효과는 관련 산업과 주식 시장에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가 급속도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까지 오게된다면,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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