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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람 후기 [스포]

by 내일은주식왕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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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재난 영화의 한계일까? 신선했던 전개도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전형적인 한국의 재난영화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서 아쉬웠던 영화이다. 

 

어느 날 온 세상이 무너져 버렸고, 기적과 같이 왕국 아파트 단지 하나만 살아남았다. 영화의 갈등은 입주민들이 난민처럼 단지 내로 밀려 들어온 외지인들을 몰아내면서 생기면서 발생한다. 아파트 밖으로 내몰린다는 것은 사실상 죽음을 의미했으므로, 소수의 입주민들은 이들을 내보내는 것에 반대했으나, 절대다수가 찬성함에 따라 한바탕 소동을 겪고 외지인들을 아파트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생기는 위계질서와 갈등, 그리고 평범했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살생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왕국 아파트에 살기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 있다. 바로, 아파트에 등록된 거주민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의사결정을 하는 입주민 대표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가 보유가 필수. 작중 이병헌은 위기 사태 초입 아파트 화재를 진압하는데 큰 공을 세우면서 입주민 대표로 추대된다. 사실 그는 외지인이다. 정확히는 왕국 아파트의 주민이 될 했던 외지인이다. 그의 마지막 발언에 따르면, 등기만 안나왔지, 비용도 다 지불했다고. 다만, 아파트 입주민에 매매 사기를 당하게 되어, 빚을 독촉하러 아파트 내부로 잠임 했다 몸싸움 끝에 집주인을 살해한 살인범이기도 하다. 살인과 동시에 온 세상이 무너저 내리면서 가족을 잃었고. 살기 위해 입주민 행세를 하다 결국 아파트 대표로 선발돼 주민들의 생존을 책임지며 앞서 싸워온 것이다. 

 

아파트 대표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가던 이병헌은 아파트 단지로 새롭게 합류하게되는 여고생에 의해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옆집에 살던 살해된 주민을 알고있던 여고생은 이병헌이 신분을 도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이 여고생과 박보영이 보여준 이병헌에 보여준 적대감이다. 여고생 입장에서는 본인을 뒤늦게 받아준 생명의 은인이고, 박보영 입장에서도 아파트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인물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작중에서 여고생과 박보영이 함께 이병헌의 비밀을 파헤쳐 정의를 구현하려는 의도에 공감이 어렵다. 하물며, 살해된 옆 이웃주민은 기본적으로 '사이코'로 알려졌던 인물로 없어져도 크게 상관없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정의 구현이 필요하겠지만, 인류의 종말 상황을 가정한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 이런 조사로 촉발된 갈등이 커져 결국 외부의 침입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이러한 나비효과는 결국 박보영의 남편인 박서준의 죽음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작중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재난 영화는 왜 항상 신파로 끝나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미 기존 한국 영화에서 많이 연출된 장면들이 웹툰 기반의 영화에서도 반복이 되어야 하는건지. 신파보다는 인간이 죽음 앞에서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좀 더 사실적인 연출과 뻔하지 않은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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