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핵 위협의 언어는 다시 국제 분쟁의 화폐가 되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이념에 경도된 패권 도전자가 전 세계 석유 공급을 위협했던 마지막 사례는 1973년이었다. 당시 소련은 아랍-이스라엘 전쟁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미국 대통령이 노골적인 핵 위협에 의존했던 마지막 사례로도 기억된다. 리차드 닉슨은 미국의 군사 경계 태세를 '데프콘 3'로 격상하며 모스크바에 경고를 날렸다.
외교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이후 핵을 동원한 엄포는 미국 대통령의 어휘에서 영원히 사라졌다고 한다. 모스크바가 미국의 핵 화력에 필적하게 되면서 위협의 신뢰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러한 표준적 서사는 도널드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는 물론, 두 번째 임기에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북한을 향해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를 맛보게 될 것이라는 유명한 위협을 가했다. 중요한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역시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이와 동일한 화법을 채택했다는 사실이다. "누구든 개입하려는 자는...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일 것이며,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푸틴의 이 발언이 다른 시위성 신호들과 결합했을 때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이제 일종의 '코드'가 정립되었다. 트럼프는 2018년 오늘의 적대국을 향해 이렇게 트윗했다.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에게: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상 극소수만이 겪었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난 화요일, 이미 정착된 화법 탓에 상대적으로 덜 보도된 감이 있지만,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흐름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어떤 이유로든 기뢰가 설치되고 즉시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란이 직면할 군사적 결과는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물론 핵 공격이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다. 이란의 생존한 지도자들에게도 퇴로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 군대는 해협을 개방할 다른 선택지들을 가지고 있다. 비록 이란이 비밀리에 러시아나 중국제 첨단 대함 미사일을 보유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그 선택지들이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말이다. 트럼프가 첫 임기 때 관심을 보였던 대안도 있다. 미국 경제가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폐쇄된 상황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페르시아만의 장기 봉쇄를 견디며 기다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이번 이란 전쟁이야말로 '트럼프다운' 모습의 정점이라는 주장을 네 번째 칼럼째 이어가고 있다. 40년 전, 자신만만한 뉴욕의 젊은 부동산 개발업자로 시작했을 때부터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를 누구에게나 떠들어왔다. 그리고 그가 말한 '잘못'은 세금이나 이민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 그는 완전히 '닉슨 모드'에 들어갔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언론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정치적 기반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통수권자로서의 권한을 대담하게 휘둘렀던 그 대통령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트럼프의 개인주의적 접근 방식은 정밀 유도 무기로 외국 상대방의 의도를 수정할 수 있는 미군의 능력에 매료되어 있다.
트럼프가 많은 부분에서 틀릴 수 있지만, 두 가지 점에서는 옳다. 하나는 기술의 변화로 인해 전 지구적 사회에 대한 불치에 가까운 원한을 배양하며 정권을 유지하는 이란이나 북한 같은 체제를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또한 그는 이러한 지도자들의 동기를 일부 정확히 짚고 있다. 이란의 지도자들은 탐욕스럽지만, 동시에 순교를 이상화하며 취약한 정당성을 유지하는 종말론적 집단이기도 하다. 미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란의 미국 목표물 타격을 돕고 있다고 한다. 미 해군이 세계의 핵심 석유 통로를 누가 장악하느냐를 두고 해협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해진다.
피트 헤그세스는 지난 금요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지상군 투입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지난주 칼럼은 1945년 미국이 직면했던 유사한 딜레마를 독자들에게 상기시켰다. 바로 만신창이가 되어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일본에게 전쟁이 끝났음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의 문제였다.
중국 정부가 이번 달 베이징에서 열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들은 트럼프가 무엇을 요구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전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중재자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모두에게 그럴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설령 트럼프보다 덜 화려한 대통령 하에서도 자신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큰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트럼프에게 폭력을 멈추기에 충분한 '승리'를 안겨주지 않는 한,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결국 에스컬레이션(단계적 확대)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WSJ (Trump’s Nixon Moment May Be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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