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살펴보면, 주식 시장이 위험하고 시장 충격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내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주장은 무시하는 것이 최선이다. 1900년 이래 미국 주식은 연 평균 6.4%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지난 30년으로 환산하면, $1,000의 구매력이 $6,400로 증가한 것이다. 그에 반해, 주식의 가장 주요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채권의 동일 기간 수익률은 연 1.7%로, 겨우 $1,000 투자 시, 구매력 증가는 $1,700에 불과하다. 현금은 말할 것도 없이, 더 좋지 못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올해 주식 시장의 상승장에 탑승하지 못한 많은 투자자들이 느낄 교훈은 분명해 보인다. 실현될지 확실하지 않은 경기 침체는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그냥, 주식을 매수 후 보유한 상태로 기다리면, 앞으로 수 차례 찾아올 가벼운 조정은 잊혀질 것이다. 불행하게도, 여기에는 숨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 중요한 것은 과거의 수익률이 아니라, 미래의 수익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식의 현재 가격는 채권의 가격과 비교해 볼 때 수십년 내 가장 비싼 상태에 있다.
왜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채권을 상회하는지부터 살펴보도록하자. 주식은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권리이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에는 본질적으로 내재된 불확실성이 있다. 반면에 채권은 미래에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증서이다. 채권 발행 기업이 파산하거나, 시장 금리 또는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은 내재된 미래 가치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에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어야 한다.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 차이를 '주식 위험 프리미엄'(Equity Risk Premium, ERP)라고 하며, 역사적 평균은 4.7% 수준이다.
앞으로의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채권의 수익률을 추정하는 것은 쉽다. 이는 단순히 만기보유수익률(YTM)이다. 주식의 수익률을 측정하는 것은 까다롭지만, 간단하게 사용해 볼 수 있는 것은 'Earnings Yield' (이익 수익률)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PER 배수 (P/EPS)를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EPS/P) (i.e. PER 10x = Earnings Yield 10%). 미국 국채 10년 금리와 S&P 500의 'EY'의 차이를 비교하면, 과거가 아닌 미래의 '주식 위험 프리미엄'을 계산해 볼 수 있다. 최근 1년 간, ERP는 위 차트를 보는 것과 같이 급락했다.
이제, ERP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자. 이익, 국채 금리 그리고 주식의 가격이다. 기업의 기대 이익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주식 가격이 바닥을 형성했던 지난해 10월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주식의 가치는 급등하여,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 급락하여 무위험 자산인 채권과 유사한 수준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이 투자자들에 의미하는 바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투자자들은 기업의 이익이 AI 붐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일부 기여하게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기업의 이익이 기대 대비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줄어, 낮은 위험 프리미엄을 정당화한다.
셋째, 주식 성과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가 과거 대비 더 위험해 졌다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지속적인 이익 성장은 꿈의 시나리오이다. 두 번째 가정은 조금 더 현실적이다. 투자자들은 되살아난 '야성적 충동'이 이성을 앞질러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자산운용사 'Man Group'의 에드 콜먼은 축소된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소프트 랜딩에 베팅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감소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현재까지 경기 침체를 피함에 따라 이는 보다 쉽게 예상이 가능한다. 그러나, 제조업 설문 결과는 여전히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으며, 금리 인상의 누적된 효과는 아직 완전히 체감되지 않았다.
세 번째 가설은,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기 보다 주식의 대안인 채권 비중을 축소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2022년은 과거 100년 내 미국과 선진국 채권 시장의 최악의 한 해였다 (미국 -31%, 선진국 평균 -34%)
이러한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이 채권의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확대하려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한다. 특히, 투자자들이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다면, 기업의 미래 이익을 공유하는 주식은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가 있는 반면, 고정된 이자를 지급받는 채권은 그렇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하면, 기계적으로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감소된다. 만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 장기적으로 우하향하는 새로운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감소한 원인이 무엇이던, 투자자들은 기업 이익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한 투자 자문사에 따르면, 1871년부터 S&P 500 지수와 미국 국채 10년 수익률 간의 Yield Gap을 비교한 결과, 단기적 시장 흐름을 예측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Yield Gap이 축소된 상태에서 향후 10년 간 주식이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실직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야성적 충동에 의한 상승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장기적 투자자가 오늘날의 주식이 비싸다고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긴 시간이 요구되지 않는다.
출처 : American stocks are at their most expensive in decades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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