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킹달러의 등장에 킹받고 있다. 주식, 채권, 가상자산 모두 연일 폭락 중이기 때문이다. 킹받네는 최고, 으뜸을 뜻하는 '킹'(King)과 열받네의 합성어로 최고로 열받는다는 뜻이다.
왜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는가?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는 그 독특한 지위로 인해 다른 통화에서 보기 어려운 현상이 관측되는데 이를 설명한 것이 아래의 스마일 커브이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통화는 자국의 경제가 호황일 때 강세를 보이고, 경기가 위축되면 약세를 보이는데, 미국의 경우 미국의 경제가 호황일 때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나 세계경제가 둔화될 때 모두 강세를 나타낸다.
현재의 상황은 스마일커브의 4사분면 중 1사분면과 2사분면의 구간, 즉 미국의 경기가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 세계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다. 위의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를 보면 유로화와 엔화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로화의 경우 58% 수준을 나타내 가장 영향력이 높다.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에 가장 큰 피해를 보고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노출되어 있고, 유럽 개별 국가의 내부 정치적 상황도 혼란스럽다. 지난 7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모두 사임을 표명했고,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의 당성 가능성이 높다.
유로 통화 중에는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견고한데, 대표적인 안전 통화로 Risk-off 심리가 강해지면 해당 통화가 강세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르웨이 통화 또한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로 경기 침체의 우려가 높아진 반면 노르웨이는 대표적인 원유 수출국으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엔화의 경우도 아시아권 통화 중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됐으나, 일본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0%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20년 저점 수준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또한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원화 약세) 기록 중인데,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달러에 대한 투기적 베팅
8/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실시될 파월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달러에 대한 투기적 베팅이 상승하고 있다. 달러 포지션을 매수하고, 기타 통화를 모두 매도하는 것이다.
위안화의 약세
경기봉쇄가 좀 마무리되나 했더니 이제 다시 부동산발 위기가 불거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하면서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는 중국 경제와의 긴밀한 연관성으로 인해 위안화 가치와 동조되는 측면이 강하다.
무역 적자 확대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달러 강세로 수입물가가 지속 상승하며 무역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4월 첫 무역적자가 기록됐는데, 이대로 가면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의 제품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에너지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가 이렇게 계속 강하면 미국 입장에서도 좋을게 없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이 많은 미국 기업들은 현지 통화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회계 결산 시 달러로 환산하는데,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달러 환산 손익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달러 스마일 커브에서 보았듯이, 모두가 행복한 상황은 달러가 적정가치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비중 높은 유로화의 가치가 올라야 되는데, 에너지 위기와 정치적 위기까지 겹쳐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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