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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구독 서비스 리뷰 (a.k.a. 네이버 플러스)

by 내일은주식왕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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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구독(Subscription) 경제로 수익모델을 전환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4~5년 전쯤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와 오피스 등의 주력 소프트웨어를 판매의 형태가 아닌 월, 연간 구독 모델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구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구버전의 윈도우 서비스가 중단될 때마다 보안에 대한 공백을 우려해 OS 프로그램을 서둘러 업데이트해야만 했다. 윈도우 95 부터 가장 최근에는 윈도우 7까지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에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서비스 업데이트를 해줄 만한 유인이 부족했다. 이제 구독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고객은 지속적으로 개선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과거와 같이 업데이트가 중단되어 프로그램 교체를 서둘러야 하는 일은 보기 드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객을 생태계(ecosystem)에 정착시켜, 그 곳을 떠날 때에는 큰 불편함을 만드는 일, 이것이 플랫폼과 구독 경제 서비스의 핵심인 것 같다. 애플 IOS 운영체제와 아마존이 프라임 서비스가 그런 면에서 구독 경제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구독 경제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에서 '네이버 플러스'라는 멤버십을 도입했고, 쿠팡은 로켓 와우라는 멤버십을 오래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의 대표주자인 두 기업의 멤버십을 사용하면서 느낀 부분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레드 등 현재 대부분의 구독 서비스들이  첫 가입 시 1달의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한 달을 사용하고 바로 해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아직 두 서비스를 모두 유지 중에 있다. 

 

먼저 리뷰할 서비스는 네이버 플러스다. 몇 달전, 네이버, 카카오 중 어떤 주식을 살까 고민하던 차에 멤버십에 가입한 이후 어떤 이끌림으로 인해 네이버 주식을 매수했다. 다만, 그동안의 사용자 경험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가로 4,900원의 요금이 책정되어 있는데, 특가라는 말은 향후 금액이 오를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5천원 수준인 현재 멤버십 가격이 그렇게 싸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네이버 플러스

 - 네이버 쇼핑시 추가 적립 (최대 5%)

 - 디지털 서비스 택 4. Vibe (음악) 300곡, 네이버 웹툰 (쿠키 20개), 시리즈 on (3,300 캐시), 네이버 클라우드 200GB, 오디오 클립 (대여 시 3천 원 쿠폰)

 - 네이버통장 충전 시 혜택

 

▶우선 네이버 쇼핑 추가 적립 혜택부터 알아보겠다. 높은 적립률을 주는 것은 물론 좋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최종 부담금액이다. 이 점에서 직관적이지 않다.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가격 비교 엔진을 활용한 최저 가격 확인이다. 이러한 강력함을 발휘해 11번가, 인터파크, 지-마켓 등 기타 플랫폼에 직접 로그인해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해 인터넷 쇼핑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미국의 아마존 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절대강자가 없는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가격비교 경쟁력이 강점을 발휘했고 고객들은 개별 플랫폼에 검색해야 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네이버에서 '정관장 홍삼점'을 검색해보았다. 에브리타임 30포 기준 최저가는 51,330원이나, 네이버 플러스 적립 혜택을 주지 않는다. 적립 혜택을 주는 상품은 54,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얼핏 러프하게 계산해봐도 적립 혜택을 주는 상품이 3,500원 비쌈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플러스 상품의 경우 5%의 적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산해보면 약 2,800원이 적립이 가능하다.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두 번째 상품을 선택한다면 결론적으로 700원 비싸게 사는 셈이다. 이걸 매번 고객이 계산을 하고, 적립률을 계산해야 한다니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다음은 디지털 서비스 4종 세트이다. 나의 경우 Vibe, 네이버 웹툰, 클라우드, 오디오 클립을 선택했다. 사실 요 혜택만 산술적으로 더해봐도 맴버쉽 가격인 4,900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나의 경우 웹툰과 바이브만 이용할 뿐 나머지 서비스는 사실상 이용하고 있지 않다. 클라우드를 여기에 넣어 놓은 것은 상당히 계산적이라 볼 수 있다. 클라우드의 특성상 일단 데이터가 옮겨지고 나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과 아마존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표적인 고객 'Lock in' 전략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애플 iCloud를 사용하고 있고, 아직 용량이 넉넉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옮겨갈 큰 유인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디오 클립의 경우 3천 원 적립금이 아니라, 쿠폰인 점이 아쉽다. 적립금이라면 몇 달 모아서 오디오북이라도 구매할 수 있을 텐데, 제공되는 쿠폰은 오디오북 구매에는 사용할 수 없고 대여 시에만 적용 가능하다. 또한, 한 달이 지나면 사라진다. 

 

▶다음은 네이버 통장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3%의 CMA 이자는 매력적이다. 비록 100만원 상한이 있지만, 100만 원 초과 1,000만 원 까지는 1%의 이자가 제공된다. 1,000만 원 초과에는 0.35%의 금리가 적용된다. 보통 수시입출금 통장의 금리가 0.1% 수준이고, 카카오 뱅크 세이프 박스가 1,000만 원까지 0.5%의 이자를 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력적인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 뱅크가 세이프 박스를 처음 도입했을 당시보다 기준금리가 몇 차례 내려갔고, 이미 너무나 낮아진 금리로 인해 고객들이 이자에 무차별하게 느끼게 되면서 신규 가입자는 카카오 뱅크보다 확실히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주식 열풍도 네이버 통장 가입자 증가가 크지 않는 것에 기여하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하지만, 통장에서 직접 네이버 포인트로 적립 시, 추가 적립 혜택이 있기 때문에 네이버 쇼핑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괜찮은 상품이라 생각된다. 

 

2. 쿠팡 로켓와우

쿠팡의 로켓 와우 멤버십은 네이버 맴버쉽에 비해 훨씬 직관적이다. 가입비는 2,900원이고 마찬가지로 첫 달은 무료로 제공된다. 모든 로켓배송 상품을 금액과 상관없이 무료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고, 무료 반송도 가능하다. 또한, 당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와우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을 자주 이용하고, 로켓배송 최저금액인 19,800원을 맞추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의 상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존의 프라임 맴버쉽 처럼 고객을 'Lock in'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싶다. 오히려, 맴버쉽 가격이 부담이 없어서 로켓 와우에 가입을 했어도, 쓱 닷컴 처럼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큰 부담이 없다. 아직까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고객이 유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디어 서비스 제공 등의 추가 서비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월 구독 서비스의 무서운 점은 사람이 지출에 둔감해진다는 것에 있다. 통신비와 교통비, 보험료가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처럼 넷플릭스, 아이클라우드 같은 서비스들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직까지는 네이버 멤버십과 로켓 와우 멤버십에 2%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네이버는 서비스를 좀 더 직관적으로 개편해서 소비자가 가장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쿠팡은 고객을 'Lock in'할 수 있는 추가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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