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지 15년이 된 아이폰은 지속적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의 말이다. 아이폰은 분명 애플을 변화시켰다.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테크주들에 쉽지 않은 한 주였지만, 애플은 예외였다. 판매 호조로 분기당 $40bn 이상의 아이폰 매출을 올린 애플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성숙하면서,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아이폰의 비중은 점차 축소 중이다. 한 때 전체 매출의 2/3 가량을 차지했으나, '22.2Q 기준 이제 절반도 차지하지 않는다. 오늘도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아이폰의 혁신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지만, 애플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하다. 향후 보다 많은 수익은 기기 판매가 아닌 서비스에서 올 것이며, 현재도 훨씬 높은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애플로 사명을 바꾸기 전 애플은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였고, 당시는 '애플 컴퓨터'라 불렸다. 2006년에 들어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매출이 다른 기기에 의해 역전당했는데, 그것은 아이팟이었다. 아이팟이 출시된 이듬해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했고, 사명에서 컴퓨터를 제거했다.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애플 전화기'로 사명을 바꿔야 할 만큼 아이폰의 판매는 폭발적이었다. 2015년 아이폰 매출은 $155bn이었고, 이는 다른 상품 매출을 모두 합친 것의 2배 정도였다.
스마트폰이 출시된지 어언 15년, 이제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4년간 스마트폰 성장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M/S를 늘릴 여지가 있다. 미국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거의 절반에 가깝지만, 아직도 유럽에서는 25%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은 없을 거라는 것이 중론이다.
애플은 다른 기기에서도 새로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어팟은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애플 워치는 웨어러블 워치 시장 최대의 히트작이다.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와 홈 액세서리는 매출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가상 증강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언젠가는 애플 카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언젠가 헬스케어 부분에서도 애플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애플이 다른 많은 기기들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애플의 실제 목표는 다른곳에 있다. 약 18억 개의 애플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나 책상 위에 놓여있다. 이제는 이러한 기기들을 활용해 구독 서비스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애플의 CFO는 이렇게 사용 중인 애플의 기기들이 애플 서비스 사업의 거대한 엔진이라고 언급했다.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애플의 전략은 속도를 받고있다. 지난해 서비스 부분은 전체 매출의 19% 수준인 $68bn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하면 2배가 된 것이다. 가장 최근 분기 실적에서 서비스 매출 비중은 24%로 증가했다. 애플이 매출의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앱스토어 수수료 매출이 $25bn로 추정되며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은 구글에서 받는 수수료일 텐데, 구글의 검색엔진을 애플 기기에 디폴트로 설치하는 대가로 2020년에 $10bn을 수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는 $20bn 가까이를 받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애플의 새로운 매출 동력인 디지털 광고 부분은 올해 $7bn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매출은 다양한 구독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iCloud 저장소, 애플뮤직, 애플케어 보험 등의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보고있다. 최근에 출시된 애플 TV, 애플 피트니스, 애플 아케이드, 애플 페이 등도 일정 부분 차지한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Apple Business Essentials을 출시했다. 또한 6월에는 BNPL 서비스 출시도 발표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서비스의 활성 구독자수는 8억 6천만 명에 이르며, 이는 1년 동기 대비 25%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서비스 매출은 수익성이 높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애플은 제품 판매 GP마진이 35%, 서비스 GP마진은 72%라고 밝혔다. 2021년 기준으로는 서비스 매출 비중은 19% 수준이었으나, G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였다. 애플의 비지니스 모델은 최대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전환되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애플의 현재 시총은 $2.6tn 수준인데 만약 시장에서 애플을 서비스 기업으로 인지하게 된다면 $1tn 가량의 추가 시총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시장은 애플을 제조 기업으로 밸류에이션 하고 있다. 테크 Peer 들과 비교하면 P/E 멀티플 기준 애플은 알파벳 대비 18% 저평가 되어 있고, 넷플릭스 대비 49% 저평가되어 있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서비스 기업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지속적으로 자사의 활성 사용 기기 수에 대한 공시를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 애플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구독 모델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서비스 사업은 보다 높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다. 최근에 유럽에서 앱스토어에 대해 견제하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구독 모델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는 언제나 애플의 주된 비지니스가 될 것이다. 분명 애플 내에서는 제2의 아이폰과 같은 대박상품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약 20억 개의 애플 기기들이 시중에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기들을 활용해 매출을 올리는 게 더 성장성이 높다.
출처 : Apple already sold everyone an iPhone. Now What?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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