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선진국 사례를 통한 최신 연구 결과
토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관심은 상승기와 하강기를 겪었다. 토지는 18-19세기 정치 경제학자들에게 세계를 이해하는 중심이었다. 이들은 토지 소유권에 따른 지대 분배의 차이가 빈부 격차와 수만 가지의 경제적 문제점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20세기 경제학자들은 토지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경제 학자들은 토지용도제한법(restrictive zoning law)이 도시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을 확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동산 침체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촉발했다. 은행의 재무제표는 악화되고, 소비는 감소해 잠재적 경기침체를 촉발시킨다. '07-'08 미국의 주택 버블이 심층적으로 다뤄졌다.
최근에 다른 종류의 연구가 등장했는데, 이들은 과거의 정치 경제학자들처럼 오랜기간 지속되온 많은 경제적 문제점들이 토지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경제학자들은 높은 부동산 가격이 대출과 투자 그리고 최종적으로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으며, 중국의 장기간 지속된 부동산 호황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결론은 우려스럽다. 높은 부동산 가격이 생산성 있는 투자 기회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 팽창한 부동산 가격이 이미 생산성 향상의 장기적 둔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군이다. 2020년 부동산은 전 세계의 비금융자산의 68%를 차지했다. 토지는 이 68%의 절반 가량을 자치한다.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국가의 비금융자산 중 토지의 비중이 급등했다. 영국을 예로 들면, 이 비중은 1995년 39%에서 2020년 56%로 증가했다.
토지는 쉽게 평가할 수 있고 숨기거나 파괴할 수 없기 때문에 담보로 돈을 빌리기 좋은 자산이다. 그래서 과거 수십 년처럼 가격이 상승할 때는 부의 효과를 일으켜 대출과 경제적 활동을 증가시켰다. 가구들은 상승한 부동산 가격을 담보로 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토지를 소유한 기업들도 보다 쉽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보유 자산가치가 상승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갑을 더 쉽게 열게한다.
그러나 담보로 토지를 사용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서 은행의 영향력이 클수가 높다. 기업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은 향후 성장성 보다 보유자산의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토지 등의 유형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은 무형자산의 비중이 기업들 보다 은행에서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2018년 BIS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담보 비중이 높은 미국 상장 기업들은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경쟁사들 보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러한 영향은 금융위기 이전 스페인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작년에 발간된 연구에 따르면 부동산을 보유한 제조업체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수월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또한 생산성 있는 활동에 대한 대출을 저해하고 잘못된 자본 분배를 야기한다. 주택 가격이 활황일 때 은행은 보다 많은 모기지론을 제공한다. 그러나 은행들의 대출 여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기지의 확대는 기업 대출의 감소로 이어진다. 2018년에 출시된 논문은 1998-2006년 대의 미국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1 표준편차 만큼 증가하는 지역에 위치한 은행의 기업 대출은 그렇지 않은 은행 대비 42% 감소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대출을 받지 못한 기업들의 총 투자는 21% 가량 하락한다. 이러한 구축효과는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7개 선진국의 경제에서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모기지의 비중은 1952년 32%에서 2016년 58%로 증가했다.
서구에서 높은 부동산 가격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어떠했든, 규모로 인해 중국 내 문제는 더 심각해 보인다. 중국 투자자들의 부동산 사랑은 유별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높은 토지 가격은 담보 비중이 낮은 제조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축소시켰으며 상장 기업들의 R&D 비용 또한 감소시켰다. 또한, 이들은 능력 있는 자들을 부동산 부분에 재배치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172개 도시 내 제조 기업들을 기반으로 작성된 2019년 연구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부동산 가격이 50% 증가하면 대출 비용이 상승하고, 투자와 생산성을 감소시키며, 기업들의 부가가치적인 생산을 35.5% 가량 감소시킨다.
높은 부동산 가격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는 정책입안자들이 토지와 주택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보다 많은 주택 건설을 장려하는 것은 담보 가치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여러 자산의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은 해당 담보가 재분배 되는 것을 제한한다. 그리고 은행의 모기지 총량을 제한하는 것은 보다 생산적인 목적으로 자금이 융통되는 것을 도울수도 있다.
보다 야심찬 구상은 토지 가치에 세금을 부과해,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고 담보로써의 매력도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조세 구상은 충분히 우습게도 보다 공평한 사회를 꿈꿨던 18-19세계의 개혁가들이 주장했던 목표이다. 토지에 대한 새로운 집착은 구 시대의 아이디어를 부활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 How high property pricies can damage the economy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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